미국의 의료보장 1편 (미국 의료보장체계의 개요) by Chameleon


  미국 사회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가치 중 하나가 다양성 혹은 다원주의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진작부터 자본주의 생활양식이 완벽하게 관철되었다는 점에서 다원주의의 진정성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적어도 정치적 수사 혹은 사회문화 이데올로기로서의 다원주의는 미국 사회에서 주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미국과 전국민 의료보장

가.전국민의료보장을 위한 노력

  첫 번째 시도(1900년대 초)는 미국 사회 전반에 진보적 정치·사회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던 1900년대 초 부터 1917년 전 후에 이르는 시기에 이루어졌다. 1901년 사회당(Socialist Party)이 창립대회에서 사고, 실업, 질병, 노령 등에 대한 보험제도 도입을 정당정책에 포함한 것이 공식적으로는 최초의 전국민 의료보장제도 설립에 관한 주장이었으며, 비슷한 시기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를 중심으로한 진보당(Progressive Party)도 의료보험제도 도입을 공약으로 채택하였다. 1906년에는 미국 노동자입법협회(AALL: American Association for Labor Legislation)가 설립되어 각 주별로 산업재해 보상에 대한 입법운동을 전개하다가 1915년 최초로 국민의료보험법안을 제안하였다. 당시 이 법안은 미국의사협회도 찬성할 정도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대표적 노동자 단체인 AFL(American Federation of Labor)은 강제적인 의료보험이 불필요한 국가의 개입을 조장하고 건강에 대한 과도한 간섭을 초래한다는 입장에서 반대입장에 섰다. 초기에 찬성하였던 미국의사협회가 반대로 돌아서고, 민간보험회사와 사용주 역시 법안에 반대하였다. 결정적으로는 1917년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고 독일이 주도한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됨으로써, 전국민 의료보장은 공산주의 혹은 독일과 연관된 것으로 인식되며 결과적으로 반대여론이 급속하게 확산, 더 이상 추진 원동력을 잃고 말았다.

  두 번째 시도(1930년대 대공황 시기)는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미네소타 주 출신의 하원의원인 Ernest Lundeen이 제안한 사회보장에 대한 법률로 농민, 노동자, 여성 등의 지지속에 강력히 추진되었다. 그러나 이 법안을 비롯한 당시의 사회보험 운동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것 보다 실업이나 경제적 보장 등에 주된 관심을 둔 것이었다. 또한 대중들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보다는 의회의 위원회를 비롯한 상층 정치권에서 비밀리에 의견을 관철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의사협회와 기업의 반대와 압력을 지속적으로 의식하면서 부분적인 성취(주에 대한 보조금 지급)를 시도하였으나, 결국 정부에 의한 의료보장 정책은 뉴딜정책에 포함되지 못하였다.

  1940년대 중·후반 또 한 번의 전국민 의료보장제도 창설 시도가 있었다. Wagner-Murray-Dingell 법으로 대표되는 트루만 행정부에서의 시도이다. 이 때는 기존의 시도와는 달리 AFL과 CIO등 노동조합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 특징적이다. 그러나 Hoffman의 지적대로 당시 전국민 의료보장을 추진하던 세력은 대중적 참여나 대중운동의 역할을 고려하지 아니하였고, 상층 정치권 내에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는 전혀 현실적인 방식이 아니었으며, 미국 의사협회의 조직적 반대가 이들의 노력을 압도하였다. 1948년 미국 의사협회는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동원, 전국민 의료보장법에 대한 반대운동을 펼쳤으며, 결국 전국민 의료보장 운동을 ‘사회주의 의료(Socialized Medicine)'로 낙인찍는데 성공하였다. 결정적으로 미국의사협회는 1950년 선거에서 전국민 의료보장 법안을 지지하던 의원의 80%를 낙선시키는데 성공함으로 전국민 의료보장체계의 성립을 좌절시켰다.

나.Medicaid와 Medicare

  전국민 의료보장체계에 대한 요구를 대신하여 나타난 것이 노인에 대한 의료보장이었다. 전국민 의료보장체계에 대한 요구와 달리 이는 1965년 메디케어(Medicare, 65세 이상의 노인에 대한 의료보장)와 메디케이드(Medicaid, 빈곤층에 대한 의료보장)로 결실을 맺는데, 이러한 결과는 케네디와 존슨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부의 정책, 진보적 사회운동의 영향, 노동운동의 지원, 노인들의 조직화 등이 합해진 결과였다. 그러나 1970년대초 석유파동으로 인한 경제침체는 선진 각국에 복지국가의 후퇴를 가져왔고,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후 1992년 선거에서 클린턴이 전국민 의료보장을 공약으로 당선되지만, 잘 알려진 대로 뚜렷한 성과없이 좌절되었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2.미국 보건의료시스템의 개관

  공공 및 민간영역 모두가 미국 의료보장시스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민간 영역은 대부분의 국민에게 보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반면, 공공부분도 재원조달의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가.주체별 역할

  연방정부: 연방정부가 보건의료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는 구매자와 제3자 지불기관으로서의 역할이다. 약 5,400만 여명을 대상으로 하면서, 각 주의 빈곤 어린이들에게 의료보험을 보장하고 있으며, 원호병원 등 의료기관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민 건강보험 기능을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기능은 없다.

  주 정부: 의료공급자들과 의료보험회사들에 대한 규제를 책임지는 기능이 주 정부가 갖는 특권이다. 연방정부와 함께 의료보험운영과 재원조달에 참여하고 있으며, 주 정부 공무원을 위한 건강보험운영 및 이에 따른 건강보험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방정부: 주 정부와 더불어 빈자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본적 진료를 담당하는 공급자(Safety net Providers)에 대한 재원을 조달하며, 응급의료서비스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영역: 대부분의 의료시설과 기관이 민간에 의해 운영되며, 영리를 추구하고 있다. 일부 민간기관은 Medicare를 위한 계약자로 기능하면서 의료공급자들에게 진료비를 지급하는 등의 관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나.재원조달과 적용대상

<재원별 보건의료 지출>
재원조달 및 급여를 고용, 소득 및 연령을 반영한 방법으로 운영

- 고용상태에 있는 임금근로자는 고용주에 의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음
- Medicare 65세 이상과 장애자의 일부를 대상으로 급여제공
- Medicaid는 빈곤계층에게 사회안전망의 역할
- 주 정부 어린이 건강보험(SCHIP)는 주 정부가 설정한 소득이하의 어린이들에게 보험급여 제공

1) 민간보험

  미국 국민 3/4이 민간보험에 가입하였으며, 의무가입이 법제화 되어있지 않고, 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므로 무보험자가 발생한다. 200인 이상 대형사업장은 대부분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나, 3인~199인을 고용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은 65%만이 가입(Gabel et al., 2001), (ECO/WKP, 2003)

가) 집단보험

  기업주가 재직중인 근로자를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집단보험
  65세 미만의 퇴직근로자를 위한 집단민간보험(약 31%, 1993년 기준)

나) 개별민간보험

  65세 미만으로 개별로 가입하는 개별민간보험(2000년 기준 약 미국 전체인구의 7%)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사는 65세 이상으로 Medicare 수혜자의 약 1/3을 보충적 민간보험인 Medigap에 가입시켜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당한 규제가 수반되고 있으며, 개별단위로 가입함에 따라 관리 운영비가 매우 높다. 보험료는 전형적으로 위험율에 의하며, 기왕증에 대한 급여제한과 높은 일정액본인부담율(dedutibles)을 적용하고 있다.

  개별 민간보험의 취약한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주 정부와 시 등 지역사회가 취약계층의 보험을 제공하기 위한 일부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관리하며, 위험율에 의한 보험료 방식이 아닌 지역사회보험료방식을 적용하여, 젊은층과 건강한 계층의 부담이 증가한다. 이 밖에, 주정부의 법으로 민간개별보험에 의한 의료보장을 받기 어려운 취약 계층의 보험료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 등으로 고위험자 풀링(High-Risk Pool) 프로그램(약 30개 주가 운영)을 운영하고 있다.

2) 공공보험

가) Medicare
<Medicare의 급여내용과 재원조달 체계>

- 적용대상은 65세 이상과 장애자(2년의 대기기간 있음)
- 재원은 근로자와 고용주가 소득의 2.9%를 납부(각각 1.45% 갹출)
- 가입자에 의한 보험료

나) Medicaid와 SCHIP(주 어린이 건강보험제도)

  Medicaid는 지난 수 십년 동안 연방 및 주정부와 함께 국가로부터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계층이 기댈 수 있는 최후로 보험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망을 최근 저소득층으로 적용확대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재정불안을 겪고 있으며, 이에 연방정부는 연방보조금의 신축적 사용을 허락하는 추세이다.

  적용대상: 어린이를 부양하고 있는 영세가정, 저소득 노인가정 및 장애자, 일정소득금액 이하의 임산부 및 1세 미만의 어린이를 부양하는 가정(임의가입자)

  운영방법: 운영방법 등에 대하여, 연방정부는 지침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주 정부 단위로 급여범위, 수혜 자격기준, 진료비 지불방법 등을 달리함

  재원조달: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합동으로 마련하며, 주 정부의 지출규모는 거주자들의 소득수준을 감안, 결정된 비율에 의한다. 연방정부의 지원규모는 50%에서 83%까지 다양하다. 예외적으로, 연방정부가 주 정부 Medicaid 운영의 관리운영비 1/2을 보조하기도 함

다) 무보험자의 의료보장을 위한 재원조달

  무보험자는 보험가입자에 비해 의료이용 빈도가 5배 정도 적지만 본인부담 금액은 보험 가입자보다 훨씬 높다. 무보험자가 자선금으로 의료를 제공받는 금액은 연간 약 560억 달러로, GDP의 약 0.5%이며, 공공의료기관은 이들 무보험자를 치료하기 위한 기금을 통해 보조 받는다.

3.보건의료전달체계

가.서비스 유형별 보건의료비 지출 경향

  90년대를 기준으로 입원진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외래진료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처방 약제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나.의료공급자: 병원

  지난 10여 년에 걸쳐 병원 수는 14% 감소하였으며, 이러한 감소의 요인은 1인당 입원 병상수의 감소로 연결되었다. 1990년의 인구 1,000명당 입원 병상 수는 4.9개 였다가 2000년에는 3.6개로 감소하여 OECD 국가 중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감소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주요한 요인은 다음과 같다.

<재원별 보건의료 지출>
  
  첫째, 민간부분에서의 관리의료(Menaged Care)의 등장 및 공보험(Medicare)에서의 포괄수가제 시행으로 의료기관에 의한 장기 입원의 유인이 없어졌다. 둘째, 관리의료에 의한 비용절감 노력으로 병원 합병, 병원의 구매력 강화 및 관리운영비가 절감되었고, 셋째, 의학의 발전 및 환자들의 선호 등의 이유로 인하여 기존 입원 시에 더 많은 진료에서 덜 집중적인 진료로 전환하였다.

다.의료공급자: 개원의(원)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3명으로 OECD 국가들의 평균정도이며, 개원의의 약 1/3은 1차 진료담당, 나머지는 전문의이다. 진료비 지불방법은 행위별수가제에서부터 인두제까지 다양하다. 1차 의료기관의 경우 환자이송시 비용 의식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의료의 질이나 환자 만족도가 충분할 정도로 진료를 행한 경우에는 별도의 진료비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방법도 있다. 방사선 의사로서 병원봉직의사인 경우는 봉급제임(이 경우, 행위별수가제로 보상받은 진료비의 일부를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최근 활발한 소비자주권주의(Consumerism)와 정보의 비대칭성의 급속한 완화(rapid decline in information asymmetry)로 의사-환자간의 관계가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 완화의 결과에 대한 연구결과 충분한 정보를 가진 환자들이 정보를 덜 가진 환자들에 비해 수술을 덜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처방약제급여

  최근 전체 의료비 중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 이는 고가의 신약개발에 따른 가격상승과 이에 따른 처방횟수의 증가와 또한 약제에 대한 급여를 확대하는데 따른 영향이 있다.

  - 1인당 년간 처방 횟수가 1995년에 8.3회에서 2000년 10.5회로 증가
  - 1990년 기준 약제비의 41%만이 급여항목이었으나, 2000년에 68%로 상승

  Medicare 환자는 약제급여를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는데, 최근 이들 가입자를 약제 급여 대상으로 하기 위한 논의가 한참 진행중이다. Medicare 환자들에게도 처방약품에 대한 급여를 반대하지 않지만 이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은 공화당은 민간보험에 의해 약제급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러한 공화당의 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병원경영학과 - 박진용 (2008.11.12.)


덧글

  • Tiaru 2010/03/28 02:02 # 삭제 답글

    좋은자료네요.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Chameleon 2010/03/29 08:25 #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제는 많은 내용이 바뀌겠군요.
  • 우형준 2011/08/01 18:04 # 삭제 답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 Chameleon 2011/08/01 23:06 #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의 현실과는 또 차이가 있겠네요 ^^;
  • 보리 2012/04/01 17:17 # 답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Chameleon 2012/04/05 23:00 #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13/04/09 11:5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hameleon 2013/04/12 08:11 #

    아...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로 바뀐 부분이 꽤 될 것 같습니다.
    최신자료를 한 번 더 찾아보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
    즐거운 주말 되세요~
  • 감사 2018/04/14 09:27 # 삭제 답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일 가득하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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